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에는 4개 국어를 하는 사람, 취미이기는 해도 그림을 엄청 잘 그리는 사람, 프로선수는 아니더라도 축구를 진짜 잘 하는 사람, 술을 무지하게 많이 마시는 사람, 의사, 변호사, 노무사, 짧은 말이라도 한 마디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사람 등등.. 그 사람들은 각각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질, 기술, 특질, 능력 등이 다르다. 아무리 외국어를 4개 국어 한다고 해도 축구는 못할 수 있고, 그림을 잘 그려도 말을 하기만 하면 분위기를 처지게 하는 사람도 있으며, 의사이면서 변호사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각각의 직업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술, 자질, 능력 등등이 많이 다르다. 이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업무별로 요구되어지는 것들이 다를 수 있고, 개인별로 보유한 '역량'도 다르다. 개인이 보유한 역량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업무를 부여받았을 때, 개인은 업무를 즐겁게 할 수 있고, 높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즉, 업무를 잘 수행하는데 필요한 혹은 요구되는 구체적인 특성에 부여된 명칭을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하고 개발할 수 있는지와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습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I 역량은 무엇인가?
1960년대까지는 어떤 사람이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그래서 그 업무에 적합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 지능검사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David C. McClelland 교수는 1973년에 그의 저서인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for Intelligence'에서 업무의 성과를 보다 적절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개인의 특성(지능 포함)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넓은 특성을 포괄하는 용어로 '역량'을 처음 사용했다.
역량은 주어진 업무, 역할, 조직풍토 하에서 성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개인정인 특성이다. 어떤 특정한 역할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그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정신적, 육체적 혹은 감성/감정적 특성들이 그 업무에 요구되는 역량이다.
업무별로 해당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요구되는 사항 또는 역량이 다르다. 예를 들어, 치킨집 아르바이트와 대기업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다르다. McClelland 교수는 미국 국무성의 해외 정보요원을 대상으로 최초 역량모델을 개발했다. 역량모델은 어떤 업무에서든 개발될 수 있다.
역량에는 6가지 기본유형이 있으며, 이것은 사람의 다양한 의식수준에 존재한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빙산모델처럼 빙산의 수준들로 비유될 수 있는데, 수면위로 드러난 부분은 쉽게 관찰될 수 있지만, 탁월한 성과를 예측하거나 결정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수면 아래의 특질은 개인의 장기적인 행동을 유발하여 장기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역량을 통해 주어진 업무나 역할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 적합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직무나 역할이 요구하는 것을 수행함에 있어 더 효과적으로 일하고 더 만족할 수 있다.
빙산모델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 기술 : 일을 잘하는 방법을 아는 것 - 축구에서 골을 잘 넣는 법
- 지식 : 특정 분야에 대해 알고 있는 것 - 축구 규칙을 잘 아는 것
- 사회적 역할 : 타인에게 비춰지는 개인의 이미지. 즉, '외적 자아' - 리더감 혹은 추종자감
- 자기 이미지 : 개인이 스스로를 보는 방식. 즉, '내적 자아' 또는 정체성에 대한 내적 개념 - 스승 혹은 리더
- 특질 : 개인의 행동에 대한 인지적 혹은 사회 심리적 특성. 상대적으로 불변 - 좋은 리더
- 동기 :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끌어내고 선택하는 특정한 영역에서의 자연스럽고 끊임없는 생각이자 선호
- 계속해서 무언가를 원하고 더 잘해내는 것
I 역량의 평가와 개발
많이 알고 있는 것 처럼 빙산 모델에서 수면 위의 지식이나 기술은 측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것들은 이력서 상에 나타나는 학력, 경험, 전문성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동기는 평가하기가 정말 어렵다. 동기는 무의식 수준에 존재하는 것으로, 무엇이 동기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누군가에게 받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의 동기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기는 다양한 역량들과 관련되어있고 동기에서 발현되고 있는 행동 특성들이 있다. 예를 들어, 성취지향성의 역량을 지닌 사람은 자신과 타인에게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이러한 행동은 성취지향성의 역량을 보여주는 외적인 행동지표가 된다.
모든 역량은 개발될 수 있지만, 어떤 역량들은 개발이 상대적으로 쉽고, 어떤 역량들은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역량은 개발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즉, 동기는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가장 내면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극도로 개발되기 어려운 반면, 특정 기술 등은 한 과목을 수강하면 될 정도로 개발이 용이하다. 역량을 개발하거나 그 역량의 모습(행동)이 좀 더 자주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애가 되는 것이 내적인지 또는 외적인 지를 먼저 규명한 후에 역량 개발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빙산모델에 기초해서 빙산 수준별로 본인이 해당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해당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래 예시표를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빙산 수준 | 자가진단 | 개발행동 |
지식 | 주어진 업무나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가? | 학습, 독서, 연구, 관찰 등 |
기술 | 주어진 업무나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나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있나?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나? | 교육, 훈련, 강좌 |
사회적 역할, 가치 |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나? | 수행해야 할 새로운 역할 선택, 가치 연구 |
자기 이미지 |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본인을 본인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그것이 본인의 모습인가? 그리고, 그 모습이 본인에게 중요한가? | 개인의 우선순위 재수립, 새로운 자아의 이미지 정의 및 적용 |
특질 |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행동 패턴을 보유하고 있나? | 특질 행동의 조직화 연습, 대체할 시스템 설정 |
동기 | 수행하고 있는 업무나 역할을 즐기고 있나? 그것이 본인에게 활력을 주고 있나? | 동기와 사고,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장지적인 조직화 연습 |
I 역량습득 프로세스를 활용한 역량의 개발
본인에게 없거나 혹은 반드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아래 프로세스를 의식적으로 활용해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세스 | 역량개발 | |
1 | 인지 | “그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 역량을 발휘하거나 그 역량이 발휘되는 모습을 보면 역량을 알아볼 수 있지만, 설명하거나 재현할 수 없다. |
2 | 이해 |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역량을 설명할 수 있는 단계다. 비록 본인이 그 역량을 발휘하지는 못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언제 행동할 지, 또는 무엇이 부족한지도 안다. |
3 | 자기 평가 | “내가 얼마나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안다” 본인의 현재 위치가 어디이고 원하는 역량을 보유하게 될 때의 모습이 어떤지를 안다. 현실적인 평가를 위해 리더십 프로파일이나 다른 사람의 정확한 조언 및 피드백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의 평가만으로는 역량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4 | 연습 | “그것을 해본다” 업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 본다. 개발을 위한 도전적인 과업부여나 OJT 등이 이 단계에서 도움이 된다. |
5 | 현업적용 | “업무에 적용(발휘)한다” 목표설정과정을 통해 역량개발과 발휘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리더(코치)는 부핮직원의 역량개발에 개입할 수 있다. |
6 | 피드백 |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안다” 본인이 새롭게 발휘하는 역량이 얼마나 잘 발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얻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발의 과정이 확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피드백을 통한 현실적인 평가는 다음 단계의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는 본인의 동료, 리더(코치)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얻는 기회다 |
지금까지 역량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발하고, 필요한 역량은 어떻게 습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역량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내면에 지닌 무언가가 행동이나 태도 등으로 발현되는 모습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깊이 있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어찌보면 사람의 본질에 대한 탐구이기 때문에 어렵다. 인사를 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한 이론적 지식 뿐 아니라 수 많은 역량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을 했으면 한다. 어렵더라도...